“쿵푸허슬” 줄거리 및 소개

영화 “소림축구”로 쿵푸와 CG를 어떻게 영화에서 사용하는지 실험 했던 주성치는 이제 판을 더 키워 2005년 “쿵푸허슬”을 만들게 된다.

쿵푸허슬 포스터

“쿵푸허슬” 줄거리

주인공 싱(주성치)은 부하 물삼겹을 데리고 다니면서 조잡한 건달 흉내를 내고 다니다가 돼지촌으로 흘러들어갔는데 여기서 도끼파를 사칭하다가 진짜 도끼파와 만나게 된다. 도끼파는 돼지마을을 철거하려고 시비를 걸었으나 강호를 떠나 돼지촌에 숨어있던 강호의 고수들에게 호되게 당하게 된다. 이 떄문에 도끼파는 정신병원에서 화운사신을 탈출시켜 돼지촌 주인 부부와 맞붙게 한다.

“쿵푸허슬” 소개

주성치가 감독과 주연을 맡고 1940년대 중국 상하이를 배경으로 만든 영화이다. 쿵푸와 무협에 대한 주성치의 재해석과 정통 무협 영화다운 고전적인 클리셰와 연출, 주성치 특유의 코미디가 시너지를 일으킨 수작이다. 무협물에 관심이 있고 특히 김용 세계관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 많은 오마주들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모르고 보더라도 주성치 특유의 코믹한 분위기, 꽤나 짜임새있는 스토리와 연출로 단순한 킬링타임 영화가 아닌 그 이상의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영화이다.

주성치 특유의 만화적 연출과 정통 무협식 스토리 전개가 어울려 주성치 최고의 현대 무협 영화라고 평가받는다. 물론 주성치는 90년대에도 무협 영화를 많이 찍었지만, CG가 판치기 시작한 2000년대 이후 무협 영화에서 CG를 적극 활용하면서도 특유의 아날로그 감성까지 살린게 호평받았다. 또 전작 소림축구처럼 주성치가 감독 겸 주연임에도 불구하고 소림축구와는 다르게 영화 후반이 될 때까지 본인은 크게 활약하지 않고 오히려 조연 정도 비중에 머물며 영화 중반부까지는 다른 조연을 부각하는 데 할애한다는 것도 특징이다.

영화 자체가 황금기 시절의 홍콩 무협 영화를 오마주하고 있고, 영화 곳곳에서 수많은 오마주의 흔적들을 발견할 수 있는데, 거의 홍콩 무협 영화에 대해 학술적인 접근이라도 해도 좋을 정도로 체계적인 오마주를 보여준다.

흔히 국내에서는 돼지촌으로 알고 있는 마을의 공식 명칭은 ‘저롱성채’로 구룡성채의 패러디다. 거기다 세트장은 건축학적 가치도 있는데, 현재진행형으로 중국 변두리 지역이나 일부 소수민족의 건축 실태를 적나라하게 알 수 있다. 즉, 구룡성채처럼 마을 하나가 하나의 건물로 이어진 이루어진 건축 양식이다. 특히 저롱성채의 모티브는 주성치의 가난한 유년기 시절 지냈던 집주변의 기억을 살린 것이기도 하다. 또 사조영웅전의 곽정이 몸을 치료하기 위해 숨었던 곳이 우가촌인 것도 패러디했다.

재밌게도 미국 문화의 패러디도 간간히 보인다. 싱과 집주인 아주머니의 달리기 장면은 로드 러너를, 정신병원에서 피가 넘쳐흐르는 씬은 샤이닝을 패러디하고 있다. 사실 90년대부터 미국 및 유럽 영화에 대한 오마주, 패러디를 수없이 보였던 주성치 성향상 놀라울건 아닌 부분. 전작인 소림축구만 해도 뜬금포로 스릴러를 추는 장면도 있고, 90년대에는 대놓고 패러디물인 홍콩 레옹, 홍콩 마스크도 찍었다.

후반부 액션신은 전체적으로 매트릭스를 패러디하고 있으며[38], 상대들의 발을 납작하게 밟아버리는 씬은 이소룡 영화에서 쌍절곤으로 발등을 찍어버리는 씬의 오마주이자 주성치 자신의 전작 희극지왕의 오마주이기도 하다.

굉장히 재미있는 영화이기 때문에 당시 홍콩에서 개봉 첫날 오프닝 수익 신기록을 수립했고[28] 미국에서는 콜럼비아 픽처스 배급으로 제한상영으로 LA에서 7개 극장에서만 상영하다가 인기가 좋아서 관수를 2500개까지 늘렸고, 최종 북미 성적은 1천 7백만불이었다. 외국어 영화라는 걸 감안하면 말 그대로 대박으로, 평론가들의 평가도 좋았다.

마치며

주성치는 오래전 부터 이소룡을 존경하고 동경해 왔다고 알려졌었다. 이 영화뿐만 아니라 다른 영화에서도 곳곳에 이소룡의 흔적들이 보이곤 했다. 이 영화로 영화적으로는 이소룡을 이미 넘어선게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