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이 아카데미상을 받고 대단한 인기를 얻었지만 봉준호 감독의 전설의 시작은 이 작품 부터였다. 개봉한지 20년 주년이 된 영화 “살인의 추억”에 대해 알아본다.
“살인의추억” 줄거리
1986년 경기도. 젊은 여인이 무참히 강간, 살해 당한 시체로 발견된다. 2개월 후, 비슷한 수법의 강간살인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사건은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고, 일대는 연쇄살인이라는 생소한 범죄의 공포에 휩싸인다.
사건발생지역에 특별수사본부가 설치되고, 수사본부는 구희봉 반장 (변희봉 역)을 필두로 지역토박이 형사 박두만 (송강호 역)과 조용구 (김뢰하 역), 그리고 서울 시경에서 자원해 온 서태윤 (김상경 역)이 배치된다. 육감으로 대표되는 박두만은 동네 양아치들을 족치며 자백을 강요하고, 서태윤은 사건 서류를 꼼꼼히 검토하며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 가지만 스타일이 다른 두 사람은 처음부터 팽팽한 신경전을 벌인다. 용의자가 검거되고 사건의 끝이 보일 듯 하더니, 매스컴이 몰려든 현장 검증에서 용의자가 범행 사실을 부인하면서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고, 구반장은 파면 당한다.
수사진이 아연실색할 정도로 범인은 자신의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살해하거나 결박할 때도 모두 피해자가 착용했거나 사용하는 물품을 이용한다. 심지어 강간살인의 경우, 대부분 피살자의 몸에 떨어져 있기 마련인 범인의 음모조차 단 하나도 발견 되지 않는다.
후임으로 신동철 반장 (송재호 역)이 부임하면서 수사는 활기를 띠기 시작한다. 박두만은 현장에 털 한 오라기 남기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 근처의 절과 목욕탕을 뒤지며 무모증인 사람을 찾아 나서고, 사건 파일을 검토하던 서태윤은 비오는 날, 빨간 옷을 입은 여자가 범행대상이라는 공통점을 밝혀낸다.
선제공격에 나선 형사들은 비 오는 밤, 여경에게 빨간 옷을 입히고 함정수사를 벌인다. 그러나 다음날 아침 돌아오는 것은 음부에 우산이 꽂힌 또다른 여인의 사체. 사건은 해결의 실마리를 다시 감추고 냄비처럼 들끓는 언론은 일선 형사들의 무능을 지적하면서 형사들을 더욱 강박증에 몰아 넣는다.
“살인의추억” 소개
세계적으로도 영화 평론가들이 호평을 할 정도로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으며, 대한민국 역대 최고의 스릴러 영화이자, 대한민국 영화 역사상 최고의 걸작 중의 하나로 극찬하는 평가를 받는다. 네이버 영화 평점 9.2, IMDb 평점 8.1[49], 메타크리틱 82점, 로튼 토마토 94%로 대중과 평론가들에게 고른 호평을 받았다. 특히 기생충의 개봉 이후부터 전반적으로 봉준호 감독의 작품들이 대부분 영미권 영화 사이트에서 평가가 올라가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가장 한국적인 영화를 논할 때 반드시 거론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외국인들도 굉장히 좋아한다고 한다. 그래서 유럽의 젊은 영화학도들에게 살인의 추억은 한국 영화의 상징적인 작품으로 대우를 받는다고 한다. 같은 해에 개봉한 영화 올드보이와 함께 웰메이드 한국 영화로 늘 함께 거론된다. 범인을 추적해 가는 모습이 흥미롭지만, 제작 당시 미제사건이었기 때문인지 작중 전개되는 사건은 실제 사건의 진상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대신 봉준호 영화답게 범인의 체포 여부보다는 그 주변을 둘러싼 사회상을 풍자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화성 연쇄살인에 대한 정보가 적고 ‘범인이 끝까지 잡히지 않는 스릴러’에 익숙하지 않은 해외에서는 영화를 보고 나서 놀라거나 허탈해하는 반응도 많다고 한다.
당시의 경찰공무원은 전근대적이고 주먹구구식인 조사에 의존하였고, 용의자를 단정지은 뒤 원하는 진술이 나올 때까지 두들겨 패거나 고문하는 경우도 잦았다. 기본적인 프로파일링 기법마저 거의 알려지지 않았으며 간단한 유전 정보 분석기기도 없어서 외국으로 샘플을 보내야 했다. 그마저도 증거 자료의 보존이 제대로 안 되어 훼손되었기 때문에 제대로 된 검사가 불가능했고, 이후 유력 용의자는 결백을 증명하기는커녕 도주한 뒤 실종된다. 영화는 이러한 실제 사건의 수사 과정을 따라가면서, 일련의 시대 상황을 차가운 화면과 미장센을 통해 전한다.
두 주인공인 박두만(송강호)과 서태윤(김상경)은, 각각 미신과 직감에 의존하는 전근대적인 형사와 현대적인 분석 기법에 기반을 둔 이성적인 형사를 대표하고 있다. 마지막에 이르러 둘의 관점이 서로 뒤바뀌는 모습도 영화의 감상 포인트 중 하나였다.
마치며
20년이 지났지만 지금 봐도 그 재미가 대단하다. 범인이 검거 되지 않고 영화가 끝나는 것도 당시에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지금은 화성 연쇄 살인 범이 검거 되어 현실에서 영화가 완성 된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