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는 치매에 걸려서 더 이상의 영화는 찍을 수 없지만 우리의 어린시절에 브루스 윌리스가 나온 영화 한번쯤 안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를 온 세계에 알리게 했던 “다이하드”에 대해 알아본다.
“다이하드” 줄거리
크리스마스를 보내기 위해 아내와 자식이 있는 로스엔젤레스로 날아온 뉴욕 경찰 존 맥크레인(브루스 윌리스). 그가 아내 홀리(보니 델리아)의 직장이 있는 나카토이 빌딩으로 찾아 갔을때, 사무실에서는 크리스마스 파티가 한창이다.
그러나 파티가 한창 무르익을 무렵, 한스 그루버(알란 릭맨)가 이끄는 일단의 테러리스트들이 침입, 사장을 비롯한 파티 참석자 30여 명을 인질로 삼고 건물 금고에 소장하고 있는 돈과 보물을 손에 넣으려 한다. 최첨단 하이테크에 의해 관리되던 34층짜리 나카토미 빌딩은 통채로 테러리스트들의 수중으로 넘어가 폐쇄되고 고층 빌딩은 살벌한 생존 게임의 전쟁터로 변해 가공할 병기가 복도를 휘젖는다.
긴급 출동한 경찰과 FBI는 혼자 고군분투하는 존을 무시한 채 멋대로 무리한 작전을 수행한다. 뿐만 아니라 출세욕에 눈이 먼 TV 리포터는 앞 뒤 없이 카메라를 들이대어 맥클레인을 궁지로 몰아 넣는다. 다만 말단 흑인 경찰관 포웰 경사(레지날드 볼존슨)만이 그의 눈과 귀가 되어 줄 뿐이었다.
“다이하드” 소개
브루스 윌리스가 처음 부터 주인공으로 선택된 것은 아니었다. 아놀드 슈와츠제네거,실베스타 스텔론,멜 깁슨 등 당시 잘나가던 배우들이 있었지만 “블루문 특급”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브루스 윌리스에게 이 주인공인 돌아간다. 이전에 주인공들은 과묵하고 카르스마 있으며 누구에게도 질 것 같지 않은 느낌이었다면 다이하드의 주인공은 조금 엉성하고 결정적인 순간에도 농담을 날리는 스타일이었다. 이역할에 브루스 윌리스는 너무 잘 맞는 배우였던 것이다.
주인공 존 맥클레인의 캐릭터는 80년대 액션영화 캐릭터들을 대체해서 후대의 액션영화 주인공 캐릭터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기존 액션영화 속의 주인공들이 완벽에 가까운 강인한 모습을 보이는데 치중했다면, 다이 하드의 존 맥클레인은 크고 작은 부상을 입고 힘겨워하며 완벽과는 거리가 먼 인간적인 캐릭터로 그려져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대신, 위기 상황에서도 자조섞인 농담을 한다거나 매우 불리한 상황에서도 악당에게 빈정거리는 농담을 하는 대범한 모습이, 육체보다는 정신적으로 더 강인한 불굴의 주인공 캐릭터를 만드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다이 하드 이후, 많은 액션영화의 주인공들이 맥클레인과 비슷한 성향을 띄게 된다.
한정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1대 다수 액션 영화들은 거의 “다이하드”의 영향을 받았다고 보면 된다. “다이 하드”촬영 감독이 이었던 얀 드봉 감독이 직접 연출을 맡은 “스피드”가 대표적이다. “언더시즈”,”패신저 57″,”클리프행어”,”서든데스”등 수 없이 많이 있다.
1980년대 중후반기에 일본이잘 나가던 시기에 찍은 영화답게 당시 경제대국 일본에 대한 미국의 경계심이 담겨 있다. 1980년대 후반 일본이 미국을 추월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여겨졌고, 그런 상황 속에서 미국인들의 일본에 대한 인식이 영화 속에도 드러나 있다. 극중에서 인질극이 벌어지는 빌딩부터가 이름이 일본식으로 일본계 자본이고 일본계 미국인 대표인 조지프 요시노부 타카기라는 중년 신사이자 미국 LA지사장 겸 나카토미 사장을 무참히 총격 살해하는 장면까지, 미국의 경계심으로 가득 찼다. 특히 진주만에서는 패배했지만, 워크맨으로 미국을 뒤집었지요’ 라는 대사는, 이런 경계심을 대놓고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일본에 대한 미국인들의 이런 경계를 잔뜩 품은 감정은 1980년대에 만들어진 다른 영화에서도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1988년 다이하드는 굉장한 성공을 거두고 2013년 “A Good Day to Die Hard”까지 25년을 거치며 5편까지 개봉하게 된다.
마치며
2022년 3월 브루스 윌리스가 치매 증상으로 영화계를 은퇴한다는 내용이 전해 졌다. 한동안 B급 영화에 엄청나게 출연하며 사람들이 의아해 했지만 이마저도 이제 불가능해 진 것이다. 이제 더는 그의 모습을 영화에서 볼 수는 없어 안타깝다. 우리에게는 “다이하드”의 존 맥클레인으로 영원할 것이다.